어느 가을날의 독백/ 하늘빛.최수월
숨기고, 숨기다
곪은 가슴 툭 터질 것 같아
가슴앓이 이제야 고백하지만
예정된 이별이 아니었기에
그날 이후
한 번도 괜찮은 적 없었다고
참고, 참다,
죽을 만큼 아프다 내색하면
나보다 더 아플까 봐
그저 괜찮은 척했을 뿐
잠 못 이루는 밤이면
심장이 녹을 것처럼 아팠었다고
가슴에 심어두고 간 꽃씨 하나
그리움으로 피어나는 날이면
가슴 터지도록 그리워
별빛 내린 그 창가 서성거렸지만
꿈에도 그리운 그 이름
차마 부르지 못해 눈물만 흘렀었다고